이 글을 검색해서 찾아오신 분들은 대략 2가지 경우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말 학교 공부가 좋아서 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저도 그랬었고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봐도 공부가 너무 재미있어서 다른 일을 다 뒤로 젖혀두고 공부에 몰입했다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새로운 것을 알아서 깨우치고 배우는 그 자체에 즐거움을 느껴서 학교 공부를 하는 아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나름대로의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마음속에 품고, 힘들지만 참고 인내하고 반복하고 반복해서 실수를 줄여 성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만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공부를 왜 해야 하나요?’라고 부모님들에게 물어보는 속 마음에는 ‘공부하는 것이 힘들고 재미없어서 하기 싫어요’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부모님들도 그런 시기를 지나 왔기 때문에 아이가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잘 알고 있겠지요? 저 같은 경우도 그런 질문을 주위 어른에게 해봤던 경험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럴 때마다 돌아왔던 답변은 대략 다음과 같았습니다.
“어른은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것처럼 너는 학생 신분이니까 공부하는 것이 당연하지.”
“공부는 다 시기가 있는 것이란다. 지금 공부해야 나중에 커서 성공할 수 있어.”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가야 나중에 선택지가 넓어지고 좋은 기회도 많아진단다.”
“네 친구 봐, 걔는 공부 잘하잖아. 공부 잘하면 좋잖아.”
“지금 공부 안하면 나중에 후회한다.”
그러나 이런 답변들은 대부분 미래에 닥쳐올 것들이라 현재 공부하기 힘든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공감되는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본질적으로 아이가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어른에게 물어본다는 것은 공부가 너무 하기 싫어서 그만두고 싶다는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답변보다는 아이가 심리적으로 고통받지 않게 도와주는 것이 더 우선되어야 합니다. 아이가 공부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고통스럽지 않았다면 왜 공부해야하는지 의문도 가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 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은 지금 현재의 삶이 힘들다는 증거입니다. 현재의 삶이 너무 풍족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넘쳐나고 늘 행복감이 느껴진다면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까요?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공부를 왜 하는지 궁금하기 시작하는 시기도 이런 고통스러움에 기반한 것입니다. 이 세상에 왜 내가 태어나서 왜 이렇게 힘든 공부를 해야하는지 궁금한 것은 그것이 고통스럽기 때문입니다.
흔히 학교는 보수적인 집단이며 잘 바뀌지 않는다고 합니다. 100년 전 교실의 모습과 지금의 교실 모습이 비슷합니다. 여러 명의 학생들을 앞에 두고 커다란 칠판이 있고 선생님은 강의하고 아이들은 수업을 듣고... 배우는 과목도 큰 변화가 없습니다. 국영수사과. 우리가 어렸을 때 배우던 내용을 지금의 아이들도 배우고 있습니다. 세상이 지금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데 학교에서는 아직도 국영수사과를 주요 과목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8년간 대한민국 직업의 종류가 5,236개가 늘었다고 합니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능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많은 직업들이 사라지고 생겨나는 것입니다.
만약 학교 공부가 이런 새로운 변화에 맞추어 아이들에게 실질적이고 흥미로우며 직접적으로 와닿을 수 있는 교과로 변화되었다면 어땠을까요? 아이들이 흥미도 없고 지루하기만 한 교과과목을 오로지 대학 가기 위한 시험 점수 따기용으로 죽어 있는 지식들을 억지로 배우고 있는 것보다는 더 학교 공부의 필요성을 더 느끼지 않았을까요?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실제 사회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으면 참 좋은데 대부분은 그렇지 못합니다. 물론 국어, 영어, 수학 잘하면 인기 인강 강사가 돼서 돈을 많이 벌거나 국영수 전문 학원을 차려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웠던 고전문학이나 시, 문법을 배워서 어디다가 쓸 수 있나요? 수학 미적분을 배워서 어디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물리, 화학, 생물 등 과학적 지식을 배워서 어디에 쓸 수 있을까요?
대학입시에 국영수사과의 주요과목들이 반영이 안 된다고 하면 또는 아이들이 특정한 과목만을 순수하게 배우는 것이 좋아서 선택해서 배울 수 있다고 한다면 국영수사과를 선택해서 배울 학생들이 얼마나 될까요?
고등학교 수학과정에서 60퍼센트가 수포자라고 합니다. 그 60퍼센트의 아이들은 자신들에게 선택권이 있다고 하면 아마도 수학 수업을 배우지 않을 것입니다. 나머지 40퍼센트의 아이들도 아마 수학이 대학입시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하면 수학을 공부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요? 제 생각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배움의 즐거움보다는 배우는 과정이 더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 공부는 힘듭니다. 그 사실을 우리 어른이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학교 공부 커리큘럼 자체가 이미 흥미롭지도 않고 그 지식을 배운다 하더라도 실용적으로 써먹을 수도 없는데 아이들에게 그래도 학교 공부는 꼭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요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이니 아이들이 공부하기 싫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학생이니까 공부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전혀 설득력이 없습니다.
저 같은 경우 제 아들에게는 공부를 안 하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손해 보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공부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해줍니다. 손해의 반대는 이익이죠? 이익되는 점을 인식시킴으로써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렇게까지 말해주었는데도 아이가 공부하기 싫다고 하면 그건 그 아이 인생에서 선택의 문제이지 부모의 책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이가 무슨 의지력이 있느냐? 정말 아이의 미래를 위한다면 억지로라도 시켜야 한다고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정말 그렇게 해서 얼마나 효과적일까요?
유명한 이솝 우화에서 해와 바람이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이야기를 떠올려 보세요. 억지로 옷을 벗기는 바람은 나그네의 옷을 더 여미게 만드는 역효과가 있었습니다. 공부를 하게 되면 얻게 되는 이익을 해처럼 따뜻하게 아이에게 말해주시는 것은 어떨지요?
1 공부하게 되면 얻게 되는 이익 첫 번째는 배울 수 있는 능력(학습능력)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공부 하기 싫은 아이에게 이게 무슨 이익이 될 수 있겠냐 싶겠지만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학교에서 그렇게 힘들게 공부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사회는 너무나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어서 항상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누가 더 빨리 정보를 습득하고 빨리 배워서 자신의 이윤을 추구하는 데 접목할 수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나뉠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능력이 배우는 능력, 곧 학습 능력입니다.
학습 능력이 없으면 새로운 일을 배울 때 빨리 배울 수 없습니다. 일을 배우는 속도가 느리면 사회적으로 뒤쳐질 수 있습니다. 학습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됩니다. 운동선수들도 어떤 종류의 운동을 하던지 기초 체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하듯이 새로운 것을 공부하려 해도 기본적인 '공부력'이 있어야 합니다.
학교 공부를 통해 수없이 사고하고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배우는 능력이 발전합니다. 이런 학습능력을 키울 수 있는 훌륭한 운동장이 학교입니다. 학교 공부를 통해 어떻게 해야 학습을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습을 하고 학습 역량을 키우게 되면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는 것은 덤으로 얻어지는 결과이고 평생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국영수 공부가 지겹고 힘들어도 그것을 통해 얻어진 학습 능력이 쌓인다면 그것은 아이의 미래를 위한 가치 있는 투자가 됩니다. 학교 공부를 해서 지식을 쌓아 시험 성적을 잘 받아서 좋은 것이 아니라 그런 공부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빨리 수월하게 배울 수 있는 학습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 정말 큰 이익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면 새로운 일을 가지게 되는데 우리는 그 일을 배워야만 합니다. 만약 학습능력이 없다면 그 일을 잘 못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높은 학습능력을 요구하는 일일수록 사회에서는 높은 가치를 줍니다. 사회는 이미 빨리 변화하고 있습니다.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사라진 지도 오래입니다. 우리 아이는 평균 100세를 살아야 하고 변화하는 사회에서 잘 적응해 살아남으려면 평생 배우면서 살아야 합니다.
지금 배우는 학교 교육으로 평생을 써먹을 수는 없습니다. 너무나 빨리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학교 공부를 열심히 훈련 받아서 생긴 학습능력이 있다면 사회가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변한다 하더라도 충분히 대처가 가능할 것입니다. 새롭게 다시 배우고 그 상황에 맞춰가면 되는 것이니까요.
2 공부하게 되면 얻게 되는 이익 두 번째는 소통 능력과 영어 리서치 능력을 계발할 수 있습니다. 이 두가지 능력이 있으면 미래에 어떤 일을 하더라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앞으로는 공유와 협업의 시대니까요.
어떤 일이든지 다른 사람의 일을 잘 알아들어야 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잘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 국어를 잘 하는 사람들은 문제 해결 능력이 좋습니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소통능력이 좋습니다. 국어를 잘하면 독해력이 좋기 때문에 사실을 곡해하지 않고 상황을 잘 판단하여 해석하고 전달해줄 수 있어 오해를 잘 일으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영어 리서치 능력도 중요합니다. 세상의 필요한 정보는 구글링을 통해 찾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전문적인 지식 중에서 한국어로 된 정보는 그 양이 정말 작습니다. 인터넷 상의 모든 정보는 약 60퍼센트가 영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거나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정보를 배우려면 영어로 읽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모든 능력은 학창 시절 공부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3 공부하면 얻게 되는 이익 세 번째는 사회적으로 좋은 첫인상을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얻을 수 있는 대학 간판은 나의 사회적 첫인상을 좋게 인식시킬 수 있는 패션 소품과도 같습니다. 화장품, 예쁜 옷 등은 외모를 예쁘게 만드는 도구입니다. 예쁘고 아름답게 보여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그냥 생각만 해봐도 많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부러워할만한 대학 간판은 나를 사회적으로 한층 더 아름답게 꾸며줄 패션 소품같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유명한 배우가 있는데 알고 봤더니 서울대를 졸업했다고 하더라. 그러면 그 배우를 한 번 더 다시 보게 되는 것이 우리들의 솔직한 모습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학력을 잘 보지 않습니다. 그 사람의 인성, 성실함, 주어진 업무의 문제 해결 능력 등 실질적인 모습을 보게 됩니다만 그건 그 사람을 겪어봤을 때 가능한 것이지 처음으로 사람을 대면할 때는 그 사람의 외모와 이력을 참고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우리 사회 국민의 평균적인 의식 수준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명문대의 간판은 있으면 더 좋은 것입니다. 나의 사회적 첫인상을 좋게 만들어 주며 그 호감도가 나에게 실질적인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을테니까요. 요즘은 의료환경이 좋아져서 인간의 수명이 100년 정도라고 합니다. 우리 아이가 인생 초반에 잠깐 고생해서 평생 긴 시간을 사회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지니고 살 수 있다면 힘들지만 공부를 해서 좋은 대학에 도전해보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 아닐까요?
4 공부하면 얻게 되는 네 번째 이익은 열등감 해소입니다. 열등감은 나를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서 못났다고 느끼는 감정입니다. 열등감은 스스로를 노력하지 않게 만듭니다. 보통 학창시절 공부를 잘해본 경험이 없으면 열등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 열등감으로 인해 남들보다 스스로가 별 볼 일 없고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느껴지게 되면 불행한 인생을 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런 열등감은 학교에서 평가를 당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찾아오게 됩니다. 우리나라 학교에서 시험과 평가는 없어질 수 없고 그것이 없어질 수 없다면 열등감이란 감정도 없어질 수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키워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늘 시험과 평가로 비교당하며 자존감을 키우지 못하고 열등감만 잔뜩 키운 아이들만 존재합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인생을 자신감 있게 살고 싶어합니다. 못났다고 스스로 느끼며 평생을 산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감정입니다. 공부를 잘하게 되면 이런 열등감에서 해소될 수 있습니다.
5 공부하면 얻게 되는 다섯 번째 이익은 사회적으로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구소련의 인지심리학자 비고츠키는 우리가 우수한 동료들과 같이 지낼 때 지적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부를 잘 해서 좋은 대학에 가면 우수한 동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고 그 관계는 나를 설명하는 또 다른 표현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배우자를 선택하기 전 그 사람의 부모와 친구들을 보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오랜 시간 전해져 온 의미 있는 평가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내 주변의 지인들이 사회적으로 좋은 위치에 있다면 그것이 곧 나의 평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꼭 학창 시절에 하는 학교 공부로 학습능력을 키우지 않고 성인이 되어서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 다른 먹고 사는 문제로 인해 학습능력을 키우는데 투자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또 나의 사회적 첫인상을 좋게 해 줄 대학 간판은 학창 시절이 아니고서는 얻을 수 없습니다. 학연도 마찬가지로 그 대학에 들어가서 생활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것입니다. 다른 걱정 없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 때 공부를 하는 것이 나에게 큰 이익이 된다는 것을 꼭 유념하시고 공부할 시기를 놓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공부했을 때의 이익을 잘 설명해줘도 무조건 공부하기 싫다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건 그동안 아이가 공부라는 행위를 하면서 무언가 싫었던 정서적 경험이 있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부모님들은 공부에 대한 부정적 경험을 반복하지 않도록 가이드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의 공부 정서가 나빠져서 학교 공부를 함으로 얻게 되는 이익을 포기하지 않도록 공부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셔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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