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지인이 멸치쌈밥이 맛있다고 추천하는 식당에 갔다. 외식 메뉴로는 쉽게 정하기 힘든 메뉴가 멸치다. 멸치가 몸에 좋은 음식 재료라는 것을 어려서부터 들어 잘 알고 있지만 사실 반찬으로 나와도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그래도 입맛 까다로운 지인이 추천하는 곳이니 색다른 경험 삼아 멸치 쌈밥 식당을 갔다.
우리가 간 곳은 백현동카페거리에 있는 서울멸치쌈밥집이다. 점심시간도 아니고 저녁시간도 아닌 어정쩡한 시간대에 도착했다.
날씨는 마치 비라도 내릴 것처럼 스산했다. 백현동카페거리는 깔끔한 느낌이었다. 주차해 놓은 차들은 많았는데 사람들은 다 어디갔는지 많아 보이지 않았다.
서울멸치쌈밥집은 목조건물같은 인테리어의 따뜻한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느낌이었다.
서울멸치쌈밥집의 대표 메뉴인 멸치쌈밥은 1인분에 8,000원. 생각보다 비싸지 않은 가격이었다.
이왕 왔으니 멸치쌈밥 말고도 다른 메뉴를 먹어보고 싶었다. 우리는 멸치회무침을 주문했다. 막걸리도 함께.
멸치회무침은 2만원짜리를 주문했지만 우리 넷이 술안주 삼아 먹기에는 괜찮은 양이었다.
깻잎에 싸서 먹는 멸치회무침의 맛은 '고소함' 그 자체였다. 멸치 비린내가 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었다. 작은 멸치살의 촉촉함이 혀로 느껴졌다.
서울멸치쌈밥의 막걸리는 지평생막걸리였다. 보통 막걸리와는 달리 걸쭉하지 않고 맑은 느낌이었다.
멸치쌈밥과 멸치회무침을 같이 주문해더니 다슬기 맑은탕을 서비스로 주셨다. 다슬기 맑은탕은 해장하기 딱 좋은 탕이었다. 작은 크기의 다슬기가 맑은탕 안에 많이 깔려 있었다.
멸치회무침과 막걸리를 즐기고 있자니 서울멸치쌈밥의 주 메뉴인 멸치쌈밥이 나왔다.
멸치회무침처럼 비린내 없이 깔끔한 맛을 내는 멸치쌈밥이었다. 깻잎에 마늘과 멸치와 밥을 같이 싸 먹으니 맛이 좋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자주 먹는 메뉴가 아니라서 더 신선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배부르게 식사를 했지만 막걸리가 남아 안주거리를 더 주문했다. 감자전을 시켰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혹시 우리의 주문을 잊었나 싶어 재차 확인했더니 생감자를 가는 시간이 좀 걸린다 했다. 서울멸치쌈밥의 감자전은 주문 즉시 생감자를 갈아서 즉시 구워주는 감자전이었다. 감자전은 정말 감자를 갈아 만든 전 그대로의 맛이었다. 아무런 꾸밈 없고 그냥 소박한 시골의 맛이 느껴졌다.
어른 넷이 외식한 금액으로는 그렇게 비싼 느낌은 아니다. 늘 가던 맛집이 지겹다고 느껴지고 한번은 좀 색다른 곳을 찾고 싶다면 백현동카페거리의 서울멸치쌈밥도 고려해보셔라. 개인적으로 쌈밥보다 멸치회무침이 더 맛있었다. 메뉴 정할 때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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